나고야는 일본 중부 주부(中部) 지방에 위치한 아이치현의 현청 소재지이자, 일본 4대 도시 중 하나로 꼽히는 경제 및 산업의 중심 도시입니다. 도쿄와 오사카 사이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독자적인 도시 문화와 역사, 그리고 대기업 본사가 몰린 산업 도시로서의 면모를 동시에 갖추고 있어 다양한 여행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매력적인 여행지입니다. 특히 나고야 중심부의 사카에, 오스, 나고야성 지역은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핵심 탐방 구역으로, 이 지역만 제대로 돌아봐도 나고야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모두 경험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이 세 지역을 중심으로 나고야의 깊이 있는 여행 정보를 소개합니다.
사카에(Sakae): 나고야의 중심 상업 지구
사카에는 나고야시의 심장이라 불릴 만큼 상업, 문화, 쇼핑, 오락이 집약된 지역입니다. 지하철 히가시야마선과 메이조선이 교차하는 교통의 요지로, 나고야에 도착한 여행객들이 가장 먼저 머무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대형 백화점과 쇼핑몰이 밀집해 있고, 나고야 TV타워, 오아시스 21, 선샤인 사카에 등 지역 랜드마크가 집중되어 있어 도보로 여행하기에도 최적의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사카에의 상징인 ‘오아시스 21(Oasis 21)’은 유리로 만든 거대한 지붕 ‘물의 우주선’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밤에는 조명이 켜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지붕 위를 산책할 수 있는 ‘스카이워크’에서는 주변 도심 풍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건물 아래에는 쇼핑몰, 푸드코트, 이벤트 공간이 자리해 있어 언제나 활기로 가득 찬 공간입니다.
오아시스 21 맞은편에는 ‘나고야 TV타워’가 위치해 있습니다. 1954년에 세워진 이 타워는 일본 최초의 텔레비전 송신탑으로, 현재는 전망대, 레스토랑, 이벤트 홀 등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타워 전망대에서는 사카에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으며, 야경 명소로도 유명합니다. 최근에는 복원과 리노베이션을 거쳐 복고적이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어 인스타그래머블한 장소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쇼핑을 즐기고 싶다면 ‘마츠자카야 백화점’, ‘미츠코시’, ‘PARCO’와 같은 대형 쇼핑몰을 추천합니다. 특히 일본 로컬 브랜드는 물론,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까지 입점해 있어 쇼핑 애호가들의 천국이라 불립니다. 또한, 사카에 지하상가는 비 오는 날에도 쾌적하게 이동할 수 있는 구조로 연결되어 있어, 도보 중심 여행자에게도 매우 편리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음식 면에서도 사카에는 나고야 현지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맛집들이 즐비합니다. ‘야마모토야 본점’에서는 진한 된장 베이스의 ‘미소니코미우동’을, ‘야바톤’에서는 나고야식 돈까스인 ‘미소카츠’를 즐길 수 있습니다. 밤에는 이자카야, 라멘집, 바 등이 밀집한 거리에서 나고야의 밤 문화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사카에 일대의 숙소는 비즈니스 호텔부터 고급 호텔, 호스텔까지 다양하며, 교통이 편리해 나고야 여행의 베이스캠프로 삼기에 가장 이상적인 위치라 할 수 있습니다. 주요 관광지와의 접근성, 쇼핑과 먹거리, 밤거리의 활기까지 모두 누리고 싶다면 사카에는 반드시 일정에 포함해야 할 지역입니다.
오스(Osu): 전통과 하위문화가 공존하는 복합 거리
오스 지역은 사카에에서 남쪽으로 도보 약 15분 거리에 위치한 독특한 분위기의 상업지구로, 전통과 현대, 신앙과 대중문화가 공존하는 다채로운 지역입니다. ‘오스칸논’이라는 이름으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대표적인 명소로는 오스관음사(오스칸논), 오스 상점가(오스 쇼텐가이), 고서점과 중고 전자제품점, 코스프레 전문점 등이 있습니다. 이곳은 나고야의 ‘아키하바라’로 불릴 만큼 서브컬처(하위문화)의 중심지로도 유명합니다.
오스관음사(大須観音)는 1333년에 창건된 불교 사원으로, 현재의 위치에는 에도 시대에 이전된 것입니다. 관세음보살을 모시는 이 사원은 지역 주민들의 신앙의 중심지이자, 매달 18일과 28일에는 큰 벼룩시장이 열려 활기를 띱니다. 경내는 무료로 개방되어 있으며, 관광객들도 자유롭게 참배할 수 있습니다. 사원 주변에는 전통 간식, 길거리 음식 가판대가 늘어서 있어 일본 특유의 ‘상점가 정서’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오스 상점가는 약 1,200개 이상의 점포가 모여 있는 대형 쇼핑 아케이드로, 패션, 전자제품, 애니메이션, 게임 관련 상점들이 공존합니다. 젊은 층을 위한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부터 코스튬 플레이 전문숍, 빈티지샵, 그리고 아키하바라 느낌의 피규어 가게와 레트로 게임샵도 다수 있어 다양한 세대를 아우릅니다.
특히 ‘슈퍼포테이토 나고야점’, ‘만다라케’ 등은 오덕문화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필수 코스이며, 한국에서 쉽게 보기 힘든 한정판 제품이나 희귀 아이템을 찾는 재미도 있습니다. 오스는 도심 속에서 색다른 문화를 경험하고 싶은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입니다.
먹거리도 다양합니다. 나고야 전통 간식인 ‘도테야키’, ‘히츠마부시(장어덮밥)’, 일본식 크레페, 타코야키, 고로케 등 소소한 길거리 먹거리도 여행의 재미를 더해 줍니다. 상점가 내부에는 좌석이 마련된 식당 외에도 테이크아웃 위주의 간이식당들이 많아 가볍게 먹으며 돌아다니기 좋습니다.
오스 지역은 연중 다양한 이벤트와 퍼레이드가 열리는 지역으로도 유명합니다. 특히 봄과 가을에는 ‘오스 스트리트 퍼레이드’와 같은 코스프레 이벤트가 열리며, 세계 각국에서 코스플레이어들이 모여 거리를 채웁니다. 축제 기간에는 일반 여행객도 다양한 문화 체험을 할 수 있어, 일정 조율 시 미리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오스는 젊은 여행자, 하위문화에 관심 있는 이들, 혹은 일본의 전통상점가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여행자에게 모두 추천할 수 있는 지역입니다. 또한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라 기념품이나 간단한 쇼핑을 하기에도 부담이 없습니다.
나고야성(Nagoya Castle): 아이치의 역사적 상징
나고야성을 빼놓고 나고야 여행을 논할 수 없습니다. 나고야성은 에도 시대 초기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의해 축성된 성으로, 당시 도카이도 교통 요지인 나고야 지역을 군사 및 정치적 거점으로 삼기 위해 건립되었습니다. 웅장한 규모와 ‘금샤치(金鯱, 금박 범고래 장식)’로 유명한 천수각은 나고야의 상징이자, 아이치현 전체를 대표하는 문화유산 중 하나입니다.
나고야성은 1612년에 완공되었으며, 2차 세계대전 중 공습으로 파괴되었다가 이후 복원되었습니다. 현재는 일부 목조 복원이 진행 중이며, ‘혼마루 궁전’이 정교한 전통 목조건축 방식으로 복원되어 관광객에게 공개되고 있습니다. 궁전 내부에는 에도시대 당시의 회화, 문양, 건축양식이 생생하게 재현되어 있어 역사적 학습 효과도 매우 뛰어납니다.
성 주변은 잘 정비된 공원 형태로 조성되어 있으며, 벚꽃 명소로도 손꼽힙니다. 특히 3월 말에서 4월 초 벚꽃 시즌에는 성곽 주변이 만개한 벚꽃으로 장관을 이루며,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들로 붐빕니다.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눈 덮인 성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어 사계절 모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명소입니다.
입장료는 성 외부 공원은 무료이나, 성 내부 및 혼마루 궁전을 관람하려면 성인 기준 500엔의 입장료가 필요합니다.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하거나, 영어와 한국어 설명이 포함된 안내 책자를 통해 보다 깊이 있는 관람이 가능합니다. 또한 전통 복장을 입은 직원이 기념 촬영을 도와주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어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성 주변에는 ‘나고야성 역(名古屋城駅)’이 위치해 있으며, 지하철 메이죠선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또한 관광용 순환버스 ‘메구루(Me~guru)’를 타면 사카에, 오스, 나고야성 등 주요 관광지를 하루 종일 순회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합니다.
나고야성은 단순한 건축물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일본의 역사, 문화, 미학, 복원 기술까지 모두 녹아 있는 이 공간은 나고야라는 도시의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누구나 감동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나고야는 단순한 산업 도시가 아니라, 다양한 매력의 지역들이 복합적으로 공존하는 도시입니다. 사카에에서 도시의 활력과 쇼핑을, 오스에서 전통과 하위문화를, 나고야성에서 깊은 역사와 정체성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 세 지역은 도보 또는 지하철로 간편하게 연결되어 있어, 하루 혹은 이틀의 짧은 일정 안에도 충분히 소화 가능한 구성입니다. 도쿄나 오사카에 가본 여행자라면, 나고야의 ‘덜 알려진’ 매력에 분명히 매료될 것입니다.